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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ey're coming for you

클럽의 시끄러운 소음이 내는 박자는 어느새 시계 알람 소리가 되어 있다. 헤드폰과 마찬가지로 Panasonic 제품인 AM과 FM 라디오 겸용 디지털 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은 9시 18분이다. 팬들과 가진 인터넷 채팅에서 9:18은 Andy 부인의 생일이라고 밝혀졌다. 늦잠을 잤으니 회사에 지각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말한다. Shit. 네오가 일하는 회사의 이름은 Metacortex. 회사의 이름 역시 범상치 않다. Meta란 단어는 초월하다 transcend 라는 의미이다. Cortex는 대뇌피질을 말한다. 합치면 두뇌적인 능력을 초월한다는 의미가 있으니 네오에게 잠재된 능력을 정확히 표현한 이름이다.

지각을 했으니 당연히 상사에게 불려가서 잔소리를 들을 것이다. 직장 상사의 이름은 Rhineheart이다. Dew's Matrix Fan Page에 의하면 Rhine은 독일 라인Rhein강의 영어식 철자이다. 미시간호와 강에 접해 있는 시카고가 영화의 배경이 되는 탓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영화에서 매트릭스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분하는 몇 가지 차이 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물이다. 물이 있는 곳은 매트릭스이다. 트리니티가 탈출구를 찾는 곳이 Wells and Lake였던 것을 기억하는가. Well은 우물이라는 뜻이고 Lake는 호수라는 뜻이다. 물은 곧 매트릭스다. 그렇다면 Rhineheart라는 이름도 물과 관련하여 생각할수 있겠다. 물의 심장 등과 같이. 중요한 것은 이 사무실에서 네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이다. 직장 상사의 명령에 복종을 약속하는 것. 즉 규율과 통제에 항복을 강요당하는 것이다. 창 밖에선 청소부들이 유리를 물로 닦고 있다. 유리창 닦는 소리가 뽀드득하고 들린다. 이 뽀드득 소리는 나중에 네오가 깨어나는 장면에서 다시 들린다. 이것 역시 물이라는 상징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나 아직은 잘 모르겠다. 청소부 두 명이 Wachowski형제라고 하는 낭설도 있으나 분명히 아니다. 라인하트의 말을 세세히 되짚어 보자.

Mr. Rhineheart: You have a problem with authority, Mr. Anderson.
그렇다. 네오는 은밀히 저항하는 해커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Mr. Rhineheart: You believe that you are special, that somehow the rules do not apply to you.
한글 자막은 Rule을 법으로 옮겼으나 Rule의 의미를 중의적으로 이해해야 옳다. 사회의 규칙도 Rule이지만 물리적인 법칙도 Rule이다. 네오가 Rule을 어긴다는 것은 나중에 보듯이 매트릭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예고하는 말이다.
Mr. Rhineheart: Obviously you are mistaken.
물론 아직은 아니다.
Mr. Rhineheart: This company is one of the top software companies in the world because every single employee understands that they are part of a whole. Thus if an employee has a problem, the company has a problem.
라인하트는 전체주의적인 규칙을 따르라고 네오에게 말하는 것이다. 이 말은 곧 매트릭스가 네오에게 하는 말이다.
Mr. Rhineheart: The time has come to make a choice, Mr. Anderson.
알약 선택과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선택의 하나이다. 여기선 평범하게 지나간다.
Mr. Rhineheart: Either you choose to be at your desk on time from this day forth or you choose to find yourself another job. Do I make myself clear?
Neo: Yes, Mr. Rhineheart, perfectly clear.
이 장면은 한마디로 네오가 룰Rule로 상징되는 매트릭스의 전체주의적 사고에 일단 표면적으로 백기를 들었다는 뜻이 되겠다.

과연 말 그대로 네오가 항복할 순간이 오게 된다. FedEx man이 네오를 찾아와서 봉투를 전해 주고 가면서 Have a nice day라고 말한다.그 날은 절대로 Nice day가 아닐 것을 예고하는 듯 네오는 FedEx man을 째려 본다. Have a nice day. 이 말은 정부건물 엘리베이터에서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네오에게 배달되어온 것은 핸드폰이다. Nokia 8110. 영화에선 원터치로 열리는 것처럼 나오는데 내가 알아본 바로는 그냥 손으로 당겨서 여는 것이라고 한다. 갑자기 벨이 울리고 누군가 네오를 부른다. 누군지 자신을 소개할 필요가 없는 사람. 네오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람인 모피어스이다. 모피어스도 네오를 찾아왔으며 네오에게 보여줄 것이 있긴 한데 불청객이 왔다고 말한다. 모피어스는 마치 손바닥에 놓고 보듯이 네오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지시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네오는 놀랍지만 그대로 따라 한다. 말한대로 엘리베이터 쪽을 보니 모피어스가 말한 불청객은 요원이었다. 거기다 여자 직원이 네오의 위치를 정확히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Shit이 있나 하니 모피어스도 맞장구를 친다. 경관들을 대동하고 요원 세 명이 네오를 체포하러온 것이다. 모피어스의 지시에 따라 옆 칸으로 잠시 숨었다가 복도 맨 끝의 사무실까지 가는데 성공했다. 이 때, 네오가 몸을 낮춘 채로 칸막이에서 나오는 순간에 보이는 옥의 티가 있다. 네오가 일하는 회사의 이름은 Metacortex인데 사무실 벽에 붙어 있는 것은 Metacortechs라고 적혀 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Meta CorTechs였다가 바뀌면서 생긴 오류이다. 모피어스는 창문을 열고 건물 외벽에 걸려 있는 비계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고층 빌딩에서 그런 모험을 할 수 있냐고 하니까 모피어스는 냉정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는다. 내려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고층빌딩. 비계까지 가려면 좁은 난간을 밟고서 모퉁이를 돌고 결정적으로 아무 의지할 곳 없는 기둥을 넘어가야 한다. 여기가 최대의 위기이다. 고층건물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이 네오가 들고 있던 전화기를 날려 버린다. 전화기는 시야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바로 잠시 멈추는 듯한 이 장면이 매트릭스 안에서 중력의 법칙이 잠시 왜곡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전화기 회사를 위한 간접광고가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속편에서 사용될 전화기의 공급을 맡기로 워너와 계약을 했다. 매트릭스가 개봉된 후에 노키아에 이 전화기를 찾는 주문이 몰렸었다고 하는데 삼성은 물론 어느 회사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막강한 홍보효과가 있을 것이다. 네오도 휘청하는 바람에 떨어질 뻔 했다. 여기가 네오의 한계이다. 네오는 포기하고 요원에게 체포되기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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