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The Matrix / 24. One left behind
홈으로
The Matrix로
이전으로 / 다음으로

24. One left behind

모피어스 일행은 수도관으로 가기 위해 탱크의 안내를 받고 있다. 모피어스는 탱크의 지시대로 왼쪽으로 잘 찾아간다. 그런데 나중에 네오가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왼쪽으로 가라는 소리를 잘못 알아듣는다. 네오는 바보. 그들은 거기서 구멍을 파고 수도관 벽 속으로 숨게 된다. 이것에서부터 맨홀으로 나올 때까지가 어쩌면 Night of the lepus와 비슷한 점인지도 모르겠으나, 말했듯이 이 영화를 모르니 전혀 알 수가 없다. 요원이 발견한 것은 웃옷 뿐이다. 이것이 모피어스의 것이냐 트리티의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있는데 화면에는 극히 일부분만 어두운 속에서 보이기 때문에 거의 알 수가 없다. 좁은 수도관 벽을 타고 내려가는 장면의 촬영에 대해서는 Revisited에 조금 설명이 더 되어 있다.

이제 사이퍼의 배신이 시작된다. 유다는 예수에게 인사하여서 정체를 알림으로써 배신했다면 사이퍼는 모피어스 때문에 기침을 했다는 기가 막힌 핑계를 가지고서 위치를 노출시킨다. 직분에 충실한 우리의 경찰은 일단 뒤로 물러나고 스미스 요원이 등장할 차례이다. 요원의 손이 네오를 붙잡았다. 사실 네오를 데려가야 할 일인데 역시 요원은 네오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네오를 구하기 위해 요원과 맞서려는 모피어스는 기합과 함께 내공을 모아서 단숨에 벽을 뚫고 스미스 요원을 짓누른다. 모피어스가 요원하고 한번 싸워 보겠다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이길 수가 없으니까. 모피어스는 네오가 잡히면 안되니까 자기가 대신 잡힐 각오를 하고 들어간 것이다. 모피어스를 남겨두고 나머지는 수도관 벽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간다. 트리니티와 네오도. 외벽을 함께 뭉개면서 미끄러져 내려가는 모습은 아주 멋있다. 입체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만화처럼. 수도관을 타고 내려온 그들은 밑으로 내려온다. 이 모습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킨다. 곧이어 쫓아온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면서 하수도를 열고 그리로 도망간다. 혹시 Night of the lepus에도 이런 장면이 있지 않을까 억측해 본다. 이때부터 나오는 음악이 Exit Mr. Hat이다. 사이퍼는 망설인다. 왜. 도망가지 않아도 되니까.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의 연기는 사이퍼의 어설픈 연기를 감추어 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경찰이 바로 코앞에 있는데도 우물쭈물하던 사이퍼는 맨홀을 향해서 몸을 던지지만 슬라이딩이 영 어설프게 되어 버렸다. 물론 그래도 괜찮으니까.

스미스 요원과 정면대결을 자청한 모피어스는 스미스 요원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알면서. 게다가 요원의 개성을 깡그리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까지 한다. 아무리 비슷해도 그렇지. 요원도 나름대로 이름이 있는 존재인데 그런 말은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목을 조이던 손이 풀리자 모피어스는 박치기로 스미스 요원의 선글라스를 박살낸다. 이건 중요하다. 매트릭스 안에서 선그라스가 얼마나 중요한 건데 깨뜨리다니. 그것도 요원의 품위 유지에 필수품인 선글라스를. 안그래도 화장실에서 옷에 먼지를 뒤집어 썼기 때문에 기분도 좋지 않은데. 당연히 화가 난 스미스 요원의 반격이 시작된다. 중력의 법칙을 완전히 무시한 듯한 동작으로 일어서는 스미스 요원을 보면 요원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어지는 격투 장면에 대한 상세한 중계방송은 하지 않겠다. 이 장면은 별로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가장 볼만한 도장 격투 장면에서 이미 내 힘을 소진해 버린 탓에 할 기운도 없다. 결과로 모피어스가 잡혔다는 것이 중요하다.

나머지 사람들은 하수구를 통해서 안전하게 지상 맨홀로 나오는 데까지 성공했다. 이것도 혹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Night of the lepus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경우에는 변주된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Night of the lepus는 전혀 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없다.

이전으로 / 다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