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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Off to see oracle

Tank: Here you go, buddy. Breakfast of champions.
champion이란 단어에도 네오를 위한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하면 좀 지나친 비약일까.

꿀꿀이죽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이 희멀건 죽은 과연 무엇일까. 실제 배우들은 어떤 맛을 느꼈을지 궁금하다. 마우스의 말대로 날계란 맛일까. 에이팍의 말처럼 콧물 맛일까. 네오는 희한하다는 듯이 숟가락으로 떠보는데 이 점에 문제가 있다. 네오가 이걸 처음 먹는 것은 아닐 테니까. 이미 First jump에서 트리니티가 식사를 갖다 주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때에 준 것도 거의 분명히 똑같은 식사였을 것인데 왜 네오는 처음 보는 것처럼 행동할까. 이 점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씹힐 것도 없어 보이는데 다들 열심히 씹고 있다. 발전소에 있는 동안 근육이나 시력 뿐만 아니라 치아도 약해져서 그럴까.

Tasty Wheat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알아 보니 실제로 그런 이름을 가진 시리얼Cereal제품은 없는 것 같다. 다만 그 이름은 시리얼을 금방 떠올리게 해주는 그야말로 적당하게 지어진 이름이기는 하다. 여기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학습해야 할 것은 마우스의 주장이다. 기계들은 음식의 맛을 어떻게 알아서 매트릭스에 이용하는 것일까. 기계가 맛을 알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운 일이다. 맛이란 상당히 주관적인 면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마우스의 말처럼 만약 기계들이 잘못 알았다면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이렇게 재미있고 기발한 대화를 왜 가로막는지 이해할 수 없다. 조금만 더 했으면 아주 재미있는 농담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지 모른다. 아쉽다.

다음 글은 검색을 통해 찾은 것이다. 마우스의 대화를 유물론과 이원론을 비교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비전문가로서 용어사용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오역을 피하고 되도록 쉽게 뜻을 전달할 수 있도록 번역했다. 나의 지식과 의견으로부터 나온 해설을 현대의 주류인 유물론과 전래의 이원론의 입장을 동등하게 하여 설명해 주었으면 좋겠지만 대단히 미안하게도 나는 심리철학에 대하여 거의 무지하다. 그래서 이렇게 찾은 한가지 비슷한 해설이나마 제공하는 것으로 나와 여러분을 위안하고자 한다. 나머지는 나와 독자의 노력과 Feedback이 필요한 부분이다.
http://www.princeton.edu/~jimpryor/courses/intro/notes/privilegedacces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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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론의 주장은 이렇다.
우리는 각인마다 고유하고 특별한 어떤 방식으로 각자가 자신만의 정신을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반대로 물질적인 객체는 누구든지 완전하게 인식할 수 있다. 남에게 내 키나 몸무게나 두뇌의 물리적 상태를 알리는 것은 가능하다. 만약 정신이 신경생리학적인 어떤 상태에 불과하다면 내 정신도 다른 사물과 마찬가지로 누구든지 완전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각 사람이 자신의 정신에 접근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는 주장을 유지하는 이원론의 주장은, 두뇌에서 정신작용이 일어나는 장소는 오직 자신만이 접근할 수 있는 특별하고 불가침의 장소라는 것이다. 이는 이원론의 입장으로서 유물론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다.
마우스의 말은 매트릭스 안의 사람이 Tasty Wheat의 맛을 느끼는 방법과 매트릭스 밖의 사람이 Tasty Wheat의 맛을 느끼는 방법이 다를 텐데 기계들이 어떻게 그걸 정확히 알겠느냐는 뜻이다. 기계들은 오직 인간 두뇌의 물질적 상태만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인간의 감각을 완전히 측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의 감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즉 이 말은 우리의 감각이란 단순히 두뇌의 물질적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인 것이다. 순전히 정신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이와 관련한 논쟁을 영화 매트릭스에서 마우스가 말하고 있다.

마우스: 사실 무슨 맛이냐면... '테이스티 휘트' 같아요. 먹어 봤어요?
스위치: 실제로 먹은 적은 없지.
마우스: 내 말이 그 말이에요. 그런데 기계들은 어떻게 그 맛을 아냐 이 말이죠. 잘못 알았을 수도 있죠. 내가 알고 있는 그 맛이 실제로는 오트밀이나 참치 맛일 수도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치킨을 예로 들면 치킨 맛을 몰라서 다들 비슷하게 만든 건지도 모르죠.

철학에서 이런 주제에 흔히 쓰는 이야기가 Inverted color spectrums라는 것이다.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한다. 한 사람은 Vert이고 다른 사람은 Invert이다. Vert의 붉은 토마토에 대한 감각은 Invert의 푸른 잔디밭에 대한 감각과 같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교육을 통해 토마토는 붉은색이고 잔디밭은 푸른색이라고 부르도록 학습되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Vert와 Invert사이에 아무런 차이도 없는 것처럼 되어 버린다. 아무리 신체와 두뇌의 조건이 똑같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색채 감각에 있어 그런 차이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만약 그 말이 맞다면 유물론은 오류일 수 밖에 없다. 유물론은 인간이 가진 물질적 요소에 의해 정신적 요소도 좌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똑같은 물질적 조건을 가진 Vert와 Invert가 서로 다른 감각을 경험한다는 것은 유물론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이원론은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바로 최초에 이야기한 Vert와 Invert의 가설처럼 말이다. 이것이 유물론에게는 난제이다.
이런 Inverted spectrum과 같은 가설로부터 파생되는 물음 가운데 하나는 과연 우리가 무엇을 안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의문이다. 다른 사람의 감각이 나의 것과 같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또 각자의 감각이 서로 다르다면 어떤 대상에 대한 다른 사람의 감각이 맞다는 것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이 물음을 계속하게 되면 그 대상에 어떤 감각이 맞다고 말할 수 조차 없게 되어 버린다.
파생되는 또다른 질문은 우리가 예상하건 못하건 간에 그런 감각의 차이가 정말로 가능한가 하는 문제이다. 만약 물질적으로 똑같은 조건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감각을 경험했다면 유물론의 주장은 틀리게 된다. 따라서 두뇌의 물질적 상태에 대한 조건이 아닌 다른 조건이 더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Vert와 Invert는 똑같은 물질적 상태인데도 서로 다른 감각을 경험한 데에 대하여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이원론은 이렇게 서로 다른 감각이 가능하다는 전제 위에 존립한다.
유물론으로서는 Vert와 Invert의 가설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Dozer: It's a single cell protein combined with synthetic aminos, vitamins, and minerals. Everything the body needs.
Mouse: It doesn't have everything the body needs.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마우스가 주장하는 몸에 필요한 것은 빨간 옷을 입은 여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프로그램에 존재하는 인물인 줄 알고 있으면서 그와 만나서 성욕을 해결한다는 것은 자위행위에 다름아니다. 잠시 후에 알게 되겠지만 마우스는 그런 모양으로 이미 그 여자를 만난 모양이다. 다른 사람은 비꼬지만 마우스는 오히려 그들이 위선자라고 당당히 말한다. 충동본능을 무시하면 비인간적이다. 맞는 말이다. 윤리와 인간성에 대하여 고정된 기준만을 가진다면 세상은 중세 서양의 암흑기처럼 혹은 영화 Pleasantville의 세상처럼 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왜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전체 주제와 잘 맞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전체 줄거리에 대해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착상하고 있는 단서는 매트릭스를 진실로 믿고 싶어하는 사이퍼와 스스로 창조한 허상에서 만족을 얻으려는 마우스의 비교이다. 가상의 감각에서 만족을 얻는다는 점에서 둘은 같다. 그러나 사이퍼는 가상의 감각 속에 함몰되어 버린다. 현실과 매트릭스를 구별할 수 있으면서도 스스로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기를 포기해 버린다. 나중에 Heroes unplugged에서 사이퍼가 배신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에 말하듯이, "I think the matrix can be more real than this world"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마우스는 그나마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은 명확하다. 가상의 감각에서 만족을 얻지만 그저 자위행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다르다.

Mouse: To deny our own impulses is to deny the very thing that makes us human.
인간성, 인간미. 좋은 말이다. 마우스는 네오에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주제는 오히려 그리스도교를 상징하는 트리니티에게 해주어야 어울릴 대사라고 나는 생각한다. 네오에게도 해당될까. 물론 '그'가 되는 과정에서 인간성을 가질수록 '그'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것이 역할을 하는 인물은 바로 트리니티 아닌가. 그리스도교란 무엇인가. 바로 신의 육화가 아니던가. 그래서 나는 트리니티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밥 먹는 동안 트리니티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식사가 맛이 없었던 모양이다.

Morpheus: Dozer, when you're done, bring the ship up to broadcast depth. We're going in. I'm taking Neo to see her.
모피어스에서 트리니티에서 사이퍼를 거쳐 네오로 옮겨진다. 거봐라는 듯한 트리니티의 표정. 비꼬는 듯한 사이퍼의 표정. 아직 어리벙벙한 네오의 표정.
Neo: See who?
Tank: The Oracle....

이제 오라클을 만나러 가는 장면. 탱크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가만히 있지만 이 장면은 대단히 신나고 재미있다. 들리는 음악은 Prime Audio Soup이다. 원곡 그대로는 아닌 것 같고 OST에 실린 6분이 넘는 원곡의 앞쪽, 1분이 조금 지난 후의 부분을 변형해 사용한 것 같다. 이 곡의 가사는 오직 이 말 뿐이다. Set me free. 역시.
Tank: Everyone please observe. The fasten seat belt and the no smoking signs have been turned on. So sit back and enjoy your flight.
의문점. 신나게 자리에 앉은 탱크가 떠드는 말은 오늘날 비행기를 타면 이륙 전에 승무원이 당부하는 말이다. 시온의 자녀인 탱크가 어떻게 이런 것들을 잘 알까. Training begins에서도 탱크는 오늘날 우리 세계의 혹은 매트릭스 세계의 관용어들을 잘 사용한다. 시온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여객기가 없을 텐데 어떻게 그런 말을 알고 있을까. 현재로서 해답은 매트릭스 코드를 잘 보면 거기에도 나올지 모른다는 짐작 뿐이다. 매트릭스로 전송될 때에 담배를 피우거나 안전벨트를 잘 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음악에 맞추어 화면이 돌면서 네브 안의 사람들을 비춰추는 동시에 Lafayette 호텔 1313호실에 있는 구식 전화기도 함께 돌아가면서 벨이 울린다. 바로 네오가 모피어스를 만났던 곳과 같은 장소인 것이다. 벨이 5번 울리고 6번째 울리는 도중에 모피어스가 수화기를 든다. 모두들 매트릭스로 들어왔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언제 보아도 멋진 장면이다.
Morpheus: We're in.
다른 사람은 모두 선글라스를 썼는데 네오만 쓰지 않고 있다. 돈 드는 일 아닐텐데 선글라스 이미지 하나 주면 안되었나?

본격적으로 매트릭스에 들어가기에 앞서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 두는 것이 좋겠다. 바로 왜 구식 유선 전화기로만 그들은 매트릭스를 드나드는가이다. Wachowski형제가 이미 그들의 의도를 채팅에서 밝혔다. 찾는 수고를 덜기 위해 여기에 적는다.
Sinclair says: Why were they only able to jack in through hard lines, but still able to communicate over cell?
WachowskiBros: Good question! Mostly we felt that the amount of information that was being sent into the Matrix required a significant portal. Those portals, we felt, were better described with the hard lines rather than cell lines. We also felt that the rebels tried to be invisible when they hacked, that's why all the entrances and exits were sort of through decrepit and low traffic areas of the Matrix.
매트릭스에서 보이는 모든 상식적이거나 비상식적인 현상들은 현실 세계를 모방한 시뮬레이션이며 현실로는 눈에 보일 수가 없는 소프트웨어적인 현상들도 여기서는 어떤 모습으로든 형상화된다는 점을 이미 이야기 했었다. 감독이 원한 통로의 모습은 구세대 해커들이 사용하던 공중전화의 모습이었고 요원이나 다른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위치인 것이다. 이 밖에 다른 설명도 있는데 들을 만하다. 유선 전화와 무선 전화의 데이터 전송량과 속도에서 유선 전화가 더 낫다는 설명이 그것이다. 매트릭스로 대원들과 장비의 잉여 자기 이미지에 해당하는 방대한 정보를 오류없이 보내고 거두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전송속도가 높고 전송오류가 적은 수단이 필요하다. 역시 가장 구식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물론 요즘에는 대기권까지 통과하는 위성 통신도 발달하고 무선 전화도 상당한 속도와 정확성을 자랑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유선통신 역시 광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엄청난 전송량을 자랑하면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매트릭스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는 순간 미국의 서버로부터 오는 모든 정보는 태평양과 현해탄에 깊숙이 걸려 있는 광케이블을 거쳐 순식간에 우리 컴퓨터까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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