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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My name is Neo"

이제는 끝장을 내겠다는 표정으로 다가오는 스미스 요원. 그러나 네오는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다시 내공을 모아 적을 향해 자세를 겨누고 손짓을 한다. 도장 격투 장면에서 모피어스가 했던 그 손짓을. 이번엔 네오가 그동안의 수세를 만회하듯이 맹렬한 반격을 퍼붓는다. 역 안에 펩시 자판기가 있는 것은 앞에서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엔 철로쪽 벽에 Do the Dew 광고 문구가 보인다. 네오의 연속 발차기에 이은 손가락으로 목찌르기에 요원도 꼴까닥하는 소리를 낸다. 그러나 요원이 다시 힘을 되찾고 네오의 공격을 붙잡는다. 네오를 붙잡아 벽으로 던져 버린다. 라파예트 호텔에서 모피어스를 체포할 때에 그랬던 것처럼. 이때를 놓치지 않은 스미스 요원의 폭발적인 연타. 마치 겐마가 쥬베이를 몰아붙이는 것 같다. 총알을 피하는 속도로 퍼붓는 연타를 어떻게 피할 수 있으리오. 스미스 요원은 네오를 붙잡아 놓고 다시 일격을 가해 날려 버린다.

벗겨진 앞 대머리를 휘날리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스미스 요원에게 멀리서 들려 오는 금속성 소리. 그것은 열차가 달려 오는 소리이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네오의 다리를 붙잡고 질질 끌고 가서는 철로쪽 벽으로 던져 버린다. 그 옆으로 HP의 상표가 보인다. 물론 광고이다. 완전히 그로기 상태가 된 네오. 스미스 요원은 네오의 뒤에서 목을 조른다. 그리고 상냥하게 말한다.
Agent Smith: Do you hear that, Mr. Anderson? That is the sound of inevitability. That is the sound of your death. Goodbye, Mr. Anderson.
Neo: My name ... is Neo.
우리는 여기서 앤더슨이란 이름과 네오라는 이름이 가지는 의미의 다름을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스미스 요원은 앤더슨이라고 부르면서 네오를 매트릭스 안에서 살아가는 노예 상태의 인간이라는 의미만으로 규정짓고자 한다. 그러나 네오는 그것을 거부하고 해커, 즉 권위에 저항하는 자로서 자신을 규정짓겠다는 의지를 단호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Inevitability와 Death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선택권Control을 주장하며 이겨서 살아 남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네오는 목이 졸린 채로 위로 뛰어 올라 천정에 요원을 던진다. 요원은 충격을 받고 네오를 놓쳤다. 두 사람은 함께 철로 위로 떨어졌다. 앞에선 열차가 달려오고 있다. 네오는 점프하여 가까스로 열차를 피했다. 그러나 스미스 요원은 안타깝게 손을 내밀었을 뿐 미처 피하지 못했다.

열차는 요원을 밟아 뭉갠 채로 그냥 계속 간다. 이젠 끝났다고 생각하고 네오는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열차가 급정거를 한다. 뭔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요원이 살아 남아 열차 앞머리를 밀어서 멈추게 했을까. 물론 아니다. 그것과 비슷한 행동은 주로 수퍼맨이 하는 일이고 요원은 열차에 깔리기 직전에 또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감으로써 죽지 않았던 것이다. 열차를 세운 걸 보니 기관사의 몸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혹은 미국의 지하철에는 객차마다 비상정지장치가 있다고 하니 아무 승객의 몸으로 들어가도 되겠다. 지하철을 멈추고 다시 그전처럼 조금도 변함없는 단정한 모습으로 등장한 우리의 스미스 요원. 그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겐마처럼 불사이다. 이런 식으로는 죽일 수가 없다. 그 힘든 격투를 언제까지나 계속 거듭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은 도망가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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