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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Final connections

네오는 정각正覺을 얻었다. 스미스 요원이 덤비지만 이전엔 그렇게도 위력적으로 느껴졌던 요원의 힘과 스피드가 이젠 아무 것도 아니다. 네오는 스미스 요원을 차서 멀리 날려 버린다. 이젠 요원이 네오를 두려워하고 있다. 네오는 천천히 요원을 향해 걸어 오다가 요원을 향해 달린다. 스미스 요원은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고 하지만 소용없다. 네오는 순식간에 스미스 요원의 배꼽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앞서 네오의 배꼽으로 요원이 버그를 넣었던 것처럼. 그러자 요원의 몸에서 뭔가 끔찍한 변화가 일어나고 마침내는 요원의 몸을 산산조각내 버린다. 즉 스미스 요원이라는 지각있는 프로그램Sentient program이 완전히 파괴된 것이다. 온몸에 진기가 충만한 네오가 노려보자 존스 요원과 브라운 요원은 서로 쳐다보더니 양쪽으로 도망가 버린다. Deja Vu. 정부건물로비 총격전에 앞서 네오와 트리니티가 그랬던 것처럼.

그동안 네브는 완전히 코어까지 파수꾼들이 침투해 버렸다. 빨리 돌아가야 EMP를 사용하여 네브를 구할 수 있다. Trinity: Neo!
삼위일체의 신비가 여기서도 드러난다. 트리니티가 네브에서 네오를 부르자 다음 순간 매트릭스 안에 있는 네오가 마치 그 말을 들은 것처럼 뒤돌아본다. 이것이 편집이 낳은 우연일까. 아니다. Wachowski형제는 영화를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 분명히 의도된 것이다. 우연이라고 하면 오히려 말이 안된다. 부활하여 '그'가 된 네오가 신나게 스미스 요원을 파괴하고서 한참 기분 좋아 있을 때에 왜 갑자기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애초에 돌아가려고 했던 것은 요원이 쫓아왔기 때문이지만 이젠 더이상 요원을 두려워할 일이 없는데 왜 황급히 전화로 돌아가야 하느냐 말이다. 네브 안의 상황을 모르는 네오로선 느긋하게 돌아갈 생각을 해도 될텐데 말이다. 또 트리니티는 어떻게 그 상황에서 어떻게 네오가 돌아왔는지 알고서 플러그를 뽑을까? 모피어스는 어떻게 절묘한 타이밍으로 EMP를 터뜨리는가. 그래서 삼위일체의 신비가 가장 분명히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네오가 전화로 돌아간 순간 트리니티는 플러그를 뽑고 모피어스가 EMP를 터뜨리는 데에는 서로 간에 어떠한 상식적인 수준의 의사소통은 없다. Revisited를 보면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키아누도 감독에게 묻는다. 어떻게 트리니티는 내가 돌아온 순간을 알고 플러그를 뽑느냐고. 감독의 대답은 "그냥 알아. She knows"뿐이다. 키아누가 거듭 묻지만 감독은 "She knows"라고만 대답한다. 핵심은 트리니티, 말 그대로 삼위일체인 것이다. 네오가 살아난 원리를 설명하려면 그다지 과학적이지 않은 대단히 종교적인 해석이 중심이 되어야 오히려 적절할 것 같다. 예언이 성취된 것은 네오에 대해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트리니티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한다. 트리니티는 일견 예언이 실패한 듯 보이는 상황에 불구하고 사랑을 고백했기 때문이다. 죽은 네오에게 키스한다는 것은 예언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는 것이고 네오 아닌 다른 사람이 '그'이어야 하는 순리를 벗어나 자신의 운명을 포기하는 행동인 것이 되는 것이다. 네오가 죽었으니 나중에 만나게 될 또다른 '그'를 만나 사랑하게 될 운명을 기다리는 대신에, 트리니티도 죽음을 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과 부활은 네오에게 뿐만 아니라 트리니티에게도 있은 것이다. 사람의 심장이 멈춘 후에도 뇌는 잠시 동안 활동을 계속한다고 한다. 네오가 죽은 후에 아직 남아 있는 의식이 진실을 깨달아 부활하게 되었다는 설명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느냐를 오로지 네오에게만 맡기는 것엔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네오가 총에 맞은 상처를 손으로 만져보고 자신이 총에 맞았다는 것을 진실로 인식하면서 비로소 죽게 되는 것은 네오가 아직은 완전히 진실을 알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남은 의식이 진실을 깨닫게 되어서 부활하는 것이라면 그 깨닫는 과정이 나와야 되는데 영화에선 그것이 전혀 없지 않은가? 심장은 멈췄지만 아직 살아있는 네오의 의식이 짧은 순간이지만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서 극적으로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그런 과정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그 과정에 나타나는 장면은 트리니티의 사랑 고백과 키스이다. 삼위일체의 신비여.

Call trans opt: received 9-18-99 14:32:21 REC:Log>
다시 영화의 첫 장면과 같은 모양의 전화추적이다. 그러나 네오는 매트릭스 안에 있는 누구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매트릭스에게 말하는 것이다. 이 추적 프로그램은 곧 다운되어 버린다. System Failure.
The One: I know you're out there. I can feel you now. I know that you're afraid. You're afraid of us. You're afraid of change. I don't know the future. I didn't come here to tell you how this is going to end. I came here to tell you how it's going to begin. I'm going to hang up this phone and then I'm going to show these people what you don't want them to see. I'm going to show them a world ... without you, a world without rules and controls, without borders or boundaries, a world where anything is possible. Where we go from there is a choice I leave to you.
마태오복음 5장17절.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처음 장면과는 거꾸로 우리의 시점은 모니터 스크린 속으로 빠져 들어가 거기를 통해서 다시 공중전화의 수화기로 나온다. 네오의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속편을 예고하는 것일까. 네오는 공중전화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본다. 사람들은 여전히 분주한 일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사람들에게 네오는 진실을 보여줄 것이며 그들을 위해 싸울 것이다. 네오의 능력이자 의무이다. 모든 사람들을 매트릭스에서 자유롭게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일단 선글라스부터 쓰고. 네오는 하늘을 쳐다본다. 그리고 날아오른다. 예수가 부활한 다음 그랬던 것처럼. 이때에 나오는 음악은 그 유명한 Rage Against The Machines의 Wake Up이다. 바로 지금 당신에게 깨어나라고 외치고 있다. 지금까지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모든 가치들에 의문을 던지라고.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들이 정말 진실한 것인지 의문하라고. 그리고 거짓에 맞서 싸우라고. 당신을 억메는 제약에 길들여지지 말라고. 치열하게 투쟁하라고 말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당신을 깨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과 매트릭스에서 모든 사람들을 깨어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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